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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게시판

남자가 어깨를

꽃자리2018.08.04 21:34조회 수 111댓글 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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?

먹줄처럼

?

한남자가 계단을 오르네

유난히 뒷굽 닳은

왼쪽 구두가 덜컹거리네

?

골목으로 뛰쳐나온 바람

서넛이 남자의 구겨진 재색 바지를

길쪽으로 잡아 당기네

?

기우뚱,

손잡이를 붙잡고

올라서는 무릎 근처

?

섧디섧은 흐느낌 소리 들리네

각진 계단 모서리에

가등빛 부서지네

?

새맨담에 등 댄

장미꽃이 그냥 웃네

남자는 몰랐네

?

슬픈 기억은 뒷굽부터

닳는다는것을

?

불규칙한 걸음이 남자가

어깨에 멘 연장보다 무거웠을까

?

남자의 굽은 어깨가

말라붙은 밥알처럼 굳어 있네

남자가 어깨를 추스릴때마다

?

연장 가방 밖으로 튀어나온

목공 톱자루가

꿈틀거리며 쟉크를 여네

?

쟉크 갈피에

구겨진 작업복이 꾸물꾸물 고갤 드네

찬바람에 헝클어진 남자의 머리카락이

?

어둠속에서 허우적거리네

보이지 않는 골목 끄트머리

남자의 척추가 흔들거리며

?

조심스레 내려놓는 발자국마다

서서히 눈을 뜨는 고단한 삶의 언어들

?

거기 휘청거리는 세간일들

흔들릴수록, 튕겨놓은

먹줄처럼 바로 걸으려

?

뒷굽보다 질긴 어둠속을 걸었네

대문 앞에 섰을 때

?

조각난 백열등 빛 아래,

드러나는 순하디 순한 아내의 수화로

?

부서지는 마른 밥알 같은

외로움 두어 다발

?

어느 새 대문까지 따라온 어둠이

뒤척이는 계단 아래

?

가등 어깨에 얹히는

별 빛조차 잠들지 못하네

꽃자리 (비회원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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