?
그 많던 사람들은 지금
?
어디로 다들 사라졌는지,
어느 곳으로 숨고 말았는지,
가을 거리에는 쓸쓸한 발자국
몇 개만 비뚤비뚤 남아 있습니다
?
누구나 바다와 통하는 창문을 갖고싶을 게다
창문을 열어제치면 바스락거리는 파도가 보이고
백사장에는 꽃게가 물을 나르고
달팽이가 모래성을 쌓고
소나무 그늘에는 갈매기가 던지고 간 똥무더기에서
붉은 해당화 수줍게 핀 그런 바다를 갖고싶을 게다
?
나는 지금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
아니, 잠시 자그만한 섬에 홀로
여행을 떠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
소금 냄새에 이끌려 덜컹거리는
버스를 타고 아무도 없는 섬,
그 불 꺼진 섬에 가는 중입니다
?
갈매기의 발목에는 꽃편지가 묶여 있고
물 위에는 누군가가 던져 놓은
그리움의 파문이 아직도 흔들거리는,
하지만 쓸쓸합니다 이 계절에는
혼자라는 사실이 참 불편합니다
울고 싶을 때 기댈 가슴 하나 없고
기쁠 때 서로 미소를 건넬 얼굴
하나가 없는 까닭입니다
?
이게 바로 쓸쓸하다는 것이구나,
새삼 입가에 쓴웃음이 머뭅니다
한때는 사람이 싫어서,
사람이 지겨워서 그 둘레를 벗어나고자
몸부림을 친 적이 있었지만
막상 그 틀을 벗어나면
다시 사람이 그리워지는 건 왜 그런지,
천상 나도 사람인가 봅니다
?
그렇습니다
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해야
정말 사람인 것이지요
그러기에 나만의 섬, 나만의 바다,
나만의 갈매기는 더이상 의미가 없습니다
사람 안에 내가 있고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기에,
사람이 그립습니다
?
비가 오려고 폼 잡는 이런 날에는
정말 사람냄새가 그립습니다
?
막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,
오늘따라 유난히 매번 지나던 길이
새삼 낯설게 느껴집니다
?
새* 손가락만큼 열린 차창 사이로 밀려
들어오는 바깥 세상,
하나 둘 가게의 불빛은 점점 희미해지고
달님조차 구름 뒤에 숨어
순식간에 사람들의 가슴 속에 어둠이 드리웁니다
?
어둡다는 것, 그건 쓸쓸함의 시작인가요
낮 동안에 함께 웃음을 주고 받던
수많은 거리의 사람들,
일회용 커피를 마시며 삶의 무게를 내려놓았던 동료들,
출근길에 어깨를 부딪히며 아직도 졸린
나의 하루를 서둘러 깨웠던 익명의 사람들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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